외벽을 따라 1km정도 늘어서있는데.
보다보면 지친다 ㅎㅎ
인도의 대서사시 <라마야나('라마가 나아간 길'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와
<마하바라타(산스크리트로 '바라타 왕조의 대서사시'라는 뜻)>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었는데
거참, 조금 공부하고 가도 모르겠더이다.
힌두신화,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
내가 아는만큼, 정리해보도록 하겠다.
앙코르와트 부조만 제대로 파악해가도, 힌두신화 대충 알게되는 셈인데. 쩝....
이 부조는 <마하라바타>의 부록에 해당하는 '하리밤사'내용을 조각한 것이다.
마하바라타는 "위대한 바라타 왕조"라는 의미이며 더 넓게는 "위대한 인도의 역사"로도 번역할 수 있다.
("바라트"는 인도 정부에서 사용하는 자국의 공식 명칭이기도 하기에.)
바라타 왕국의 왕 산타누의 후손간의 권력쟁탈전이 주요 줄거리이나
'하라밤사'에서는 비슈누(세계의 질서를 유지하는 신)의 화신 가운데 하나인 '크리슈나의 가계家系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붓다도 비슈누의 9번째 화신으로 여기는 힌두교에선
이처럼 위대한 신들이 모습을 바꿔 환생을 거듭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앙코르와트 1층회랑의 동쪽 부분에서 바로 크리슈나로 변신한 비슈누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곳 조각은 하리밤사 내용 가운데 악마의 왕 발리의 아들인 바나와 크리슈나의 싸움이야기를 다룬다.
바나의 딸은 우샤이고, 크리슈나의 손자는 아니루다인데 문제는 이 둘이 사랑하는 사이라는 것.
이를 안 바나는 아니루다를 성에 가둬버려 일이 커진다.
이 소식을 들은 크리슈나가 발리와 전쟁을 선포하고 손자를 구하기 위해 출정하는 것.
크리슈나는 가루다(비슈누가 타는 반인반조半人半鳥의 생명체)를 타고 전쟁터로 진격하는데
바나를 돕고 있는 시바 신(원래 부와 행복, 길조를 의미하는 신이었으나, 나중에 창조와 파괴의 신이 되었다)에 의해
더이상 진격이 힘들어진다.
그러자 크리슈나는 능력을 발휘해 시바 신을 잠들게 하고 바나를 공격한다.
천개의 손을 가진 바나는 열심히 저항하지만, 모든 손이 잘리고 두개만을 남겨놓은 순간에
잠에서 깨어난 시바신이 크리슈나에게 발리를 용서해줄 것을 부탁하게 된다.
그러면서 싸움은 끝나고 아니루다와 우샤는 재회하게 된다.
위의 사진은 바나의 편에 섰던 시바신이 크리슈나에게 발리를 용서하라 부탁하는 장면.
이 바로 오른쪽에 있는 장면.
크리슈나가 앉아있다.
그런데 크리슈나..왠지 부처같다;;
너무 불교적으로 묘사했음이야.
그 다음에는 100m에 가까운 긴 화랑에 온통 신들의 전쟁장면이 묘사되어있다.
이른바 21명의 신과 아수라(악마의 계급).
내용은 종교적으로도 혼돈과 파괴, 고통 등을 상징하는 아수라에 맞서
질서와 조화, 평안을 상징하는 선한 신들이 싸워 승리한다는 내용이다.
이 중에 나타난 가장 극적인 장면으로 연출된 신은
가루다의 등에 타고 활을 쏘는 크리슈나의 모습이다.
한손에는 활을 들고 한손에는 화살을 들고있는 그의 모습도 생동적으로 보이지만,
그를 태운 가루다의 모습은 더욱 힘이 넘쳐난다.
잘 보면 두발과 두손으로 네마리의 말을 제압하고 있다^^;;
이 모습을 좌우대칭으로 표현한 게 특이한 점.
그 다음에는 <라마야나>의 마지막 부분인 '랑카의 전투'를 묘사한 회랑이 나온다.
내 얼굴말고 뒤쪽의 부조를 봐주길 바란다^^;;;;
<라마야나>는 코살라 왕국(기원전 6세기무렵 현재 인도 북부를 지배했던 나라)의 왕자인 라마가
마왕 라바나에게 빼앗긴 부인 시타를 도로 빼앗아 오는 모험 무용담.
이 부조에는 51m의 길이에 라마왕자가 부인 시타를 구하기 위해
랑카(지금의 스리랑카)섬으로 쳐들어가 전투하는 장면이 묘사된다.
왼쪽에 하누만(신성한 원숭이왕)의 어깨에 올라탄 라마가 활을 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뒤에는 락슈마나(라마의 동생)와 비비샤나가 있다.
재미있는 것은 비비샤나는 라바나의 동생인데,
비비샤는 라바나의 행동이 선에 어긋난다고 직언했다가 쫓겨난후 라마의 군대에 합류했다 한다.
비비샤나는 전투에서 라마를 도운 공로로 나중에 랑카의 왕이 된다.
서남쪽 모서리방에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는 부조.
아마도 이것은 가루다를 탄 라마왕자일 것이다.
가루다는 비슈누의 이동수단인데
힌두교에서는 라마 역시 크리슈나와 마찬가지로 비슈누의 화신 가운데 한명으로 보기 때문.
어느 위치쯤에서 찍은 건지, 잘 기억은 안나지만
수많은 전투장면 중에 포착한 병사들의 모습.
신들이야 엄청 크고 화려하게 표현돼있어 잘 알아보기 싶지만.
그 밑에 수많은 병사들은 서로 엉켜있어 뭐 그냥 지나치기 쉬운데
우연히 발견했다.
화살에 맞은 동료를 엎고 가는 병사하나.
그런데 옆힌 병사의 표정이 기묘하다.
설마 웃고 있는 거 맞아?
이것도 역시 우연히 발견한...
기둥에 아무렇게나 낙서한 자국이 많은데
1890년에 낙서한 것도 발견했다.
세월의 두께를 새삼 절감했던..
낙서도 역시 프랑스어.
프랑스의 식민지였던 역사가 이렇게 남아있다.
회랑을 지나다 볼 수 있었던 예불장소.
앙코르와트는 힌두교사원으로 지어진 건데..
하긴 지금 캄보디아는 불교국가이니깐.
2층회랑에 들어서면 부처회랑이라 불리는 곳에 도달하게 된다.
천불千佛회랑이라고도 불린다.
수많은 불상들이 벽앞에 진열되어있는데, 이 불상의 숫자가 천개가 되어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숫자다.
앙코르와트는 원래 힌두교사원이었으므로 이 불상들은 후대 사람들이 안치했을 것이다.
힌두사원에서 불교사원으로 바뀌고, 근대기에 이곳이 태국의 영토로 편입되면서
불상들을 한곳에 모았기 때문이라고.
참, 발견된 날짜들이...기본이 1800년대로구만. 1856년, 1857년...
그런데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건가.
머리가 없거나 손과 허리가 잘려나간 몇개의 불상만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을 보자니 쩝.
30년전에 촬영한 사진을 보면 수없이 많은 불상이 안치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하니까.
여러모로, 앙코르와트는
아픈 역사의 생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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