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아침.
머리만 감고, 화장도 않은 채 아침밥 먹으러 gogo(이거 민폐?ㅎㅎ;)
조식뷔페식당인 The Lotus.
캄보디아식 아침식사 메뉴가 많아서 좋았다.
특히 꾀떼오(쌀국수)는 아침식사로 안성맞춤이었다.
베트남식 쌀국수가 닭국물이 주라면, 캄보디아 쌀국수는 돼지육수로 만든다고 한다.
우리쑹이는 독특한 향이 나는 "찌" 때문에 싫어라했지만;
밥 먹은 뒤 곧바로 공짜 인터넷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센터로.
호텔 로비 구석에 있다.
쑹이는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이미 비즈니스 센터로 혼자가서 인터넷을 하고 왔다고.
그래도 이만한 게 어딘가.
신혼여행 가서도... 호텔방에서 공짜로 인터넷을 할 수 있었음에도
속도 느리다고 굳이 유료 랜선 연결해달라고 해서 내내 인터넷만 하고 있었던 그때랑 비교해보면
이렇게 조금 느려도 공짜 인터넷을 쓰려고 하는 것 자체가 많이 발전한 거다.
그래, 기특하다;;
소카 앙코르 호텔 컴퓨터의
초기 배경화면^^
한국보다야 인터넷 속도가 많이 느렸지만
그래도 다른 나라의 인터넷 사정보다 훨씬 나은 듯.
캄보디아까지 와서 인터넷 하고 싶지 않았지만
일 때문에 어쩔수없이 메일 체크만큼은 매일 해야했다.
원래 여행내내 툭툭이(오토바이 뒤에 인력거를 단 것)를 빌려 앙코르를 돌려고 했지만
전날 공항에서 호텔까지 데려다준 택시기사가
도와달라~고 사정하는 바람에;;
택시를 하루 대절하게 됐다.;;
툭툭이 하루대절보다는 비싸지만
아무래도 택시가 안락하고 에어컨도 나오고, 생수까지 무제한으로 제공해준다는 말에
그리고 무엇보다 사람이 좋아보여서 하루 25달러에 계약;;
로비에서 그 택시기사 "미스터 키(Kheung Peng Khy)"를 기다리며.
캄보디아 현지느낌이 물씬 나는 소카 앙코르.
쑹이 뒤에도 코끼리가 ㅎㅎ
쑹이가 앉아있는 저 쇼파, 여행기간 내내 우리의 아지트가 될진 이때 미처 상상하지 못했다.
더위에 지쳐, 다리에 휴식을 주기 위해 한번씩 저 쇼파에 몸을 묻고
꾸벅 졸기까지 했었는데.
호텔 문앞을 내내 지키고 있던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입은 저 청년.
문안팎을 오갈 때마다 웃으며 인사하던 게 마음이 쓰여
팁을 줘야하나 말아야하나 엄청 망설였는데...
역시 팁 노이로제 -,.-
미스터 키와 오전 9시에 만나기로 되어있었는데
시간이 좀 남은 관계로
쑹이와 그동안 호텔구경을 해보기로 했다.
호텔 뒤뜰 구경
역시 열대의 나라에 왔구나
정원 곳곳에 이국적 나무들.
소카 앙코르의 자랑 스위밍풀~
특징이라고 하면, 소금물이라는 것.
하지만 이곳에 투숙하는 사람들은 앙코르 보기에도 시간이 모자를만큼 바쁘기 때문에
수영장 이용하는 사람 거의 못봤다;;
이곳은 그냥 장식용?--;;
그래도 나는 꿋꿋하게 다음날 아침에 수영장 이용했다!
(수영장 이용 사진은 차마 민망해서;;)
아 지금 사진보니 알겠다.
수영장 장식으로 사용된 저 디자인
반떼이 스레이를 차용한 거란거.
다녀온 보람이 있구나
수영장 쪽에서 본 호텔건물.
사람들이 거의 안보이는 구나.
하긴 9시에 호텔을 출발하는 건, 이곳에서 드문 일이다.
다들 앙코르에서 일출까지 보러 엄청 일찍 움직인다는 거.
그냥 쑹과 나는 그런 강박관념은 내려놓고
좀 쉬엄쉬엄 움직이자 약속했는데..
지나고 보니 좀 아쉽긴 하다.
바로 전 사진에도 있다시피
저 하얀색 꽃나무, 씨엠립에서 정말 자주 볼 수 있다.
타히티에서 본 티아레인가?했는데
생긴게 좀 달라서 찾아보았다.
알고보니 러브하와이라고 불리우는 플루메리아.
귀 뒤에 꽂으면 영락없는 광년이 ㅋㅋ
이곳은 정문 모습.
정문 앞에도 엄청 넓은 정원이 조성돼있다.
역시 우리 경제상황에선 이런 5성급 호텔은 사치였어;;
와서보니, 우리에겐 너무나 과분한 크기의 호텔
그리고 저 호텔 앞에 있는 소카 앙코르 호텔의 전용 리무진.
뭐..뭐냐. 저런 리무진을 탈만한 사람들이 소카앙코르를 이용한다는 건가.....
우린 택시랑 툭툭이만 타자. 응??
9시 10분쯤에 온 것 같다.
그 10분동안, 이사람 오는 거야. 마는거야?
그냥 툭툭이 타고 가 말어? 엄청 망설였다는.
여하튼, 이 두발만 믿고
앙코르 유적을 확 훑어보자, 쑹이야!
출바알~~~
먼저 앙코르 유적지 티켓을 구입했다.
아무래도 3일권 티켓을 구입하는게 저렴. 3일에 40달러다.
뽕 뽑으려면 열심히 구경해야 하는데
무더위에 저질체력 바닥.... 관리 잘해야 한다. 쉴땐 쉬어가면서.
티켓 발권할때 매표소에 설치된 카메라로 즉시 사진촬영을 해서
티켓에 사진을 넣기 때문에
타인양도 절대불가.
유적지 들어갈때마다 곳곳에서 티켓 검사하니
항상 소지해야 함.
먼저 앙코르 톰을 오전중에 다 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오후에 앙코르 와트만 중점적으로 보기로.
앙코르 톰(Angkor Thom)은 '거대한 도시'라는 뜻이다.
그래서 그런지, 앙코르 톰의 입구역할을 하는 남문도 볼거리가 많다.
남문으로 가려면 거대한 다리를 건너야 하는데
다리 난간이 뱀 형상이다. 이를 '나가(Naga)'라고 한다.
크메르 족은 나가로 불니는 뱀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종족이라 한다.
크메르 전설에 따르면 옛날 왕궁 안 신전에는 머리가 9개 달린 뱀의 정령이 살고있었다고 한다.
왕은 인간여자와 동침하기 전에 반드시 이 뱀이 둔갑한 여인과 먼저 동침을 하지 않으면 커다란 재앙이 닥쳤다고.
또 불교경전에 따르면 머리가 7개 혹은 9개 달린 나가는
부처가 보리수 아래서 명상에 잠겨있을 때 그를 지켜주던 신령한 코브라였다.
그로 인해 나가는 사람들에게 수호신의 상징으로 여겨지게 되었다고.
앙코르톰의 입구에 일곱개의 머리를 가진 나가를 조각해 놓은 것도
그 신령스러운 뱀이 외부의 적들로부터 성을 보호해주는 수호신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다리의 양 옆에는 원추형 모자를 쓴 신들과 투구를 쓴 악마(아수라)가
나가를 잡고 줄다리가 하는 모습으로 난간이 만들어졌는데
이는 힌두교 창제신화 '우유바다젓기'신화를 묘사한 것이다.
우유바다 젓기 신화에 대해서는
나중에 앙코르와트 부조에서 자세히 설명하기로 하고 ㅎㅎ
남문을 바라봤을 때 왼쪽은 이렇게 부드럽고 편안한 얼굴을 한 신들.
오른쪽 석상들은 이렇게 얼굴을 잔뜩 찌뿌리고 있음^^
쑹이의 양옆에 나가(뱀)의 몸통을 잡고있는 신과 아수라의 모습이 보이고
뒤쪽엔 남문이 보인다.
나가의 몸통과 석상으로 교각 난간을 착안한 것을 볼 때
앙코를 톰을 건설한 장인들의 상상력이 어느 정도인지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오늘날 교각들의 밋밋한 디자인을 생각해보면 말이다.
뱀을 붙잡고 양쪽으로 늘어선 54개의 석상들의 모습이 온전하지 않다.
색깔이 조금 다른 것도 보이는데, 그건 다 현대에 와서 복원한 것.
나가의 몸통도 군데군데 잘려나가 있다.
세월의 깊이를 새삼 상상할 수 있었다.
요것이 앙코르 톰의 남문.
성벽중앙에 아치형의 통로를 만들고 다시 그 위에 탑을 쌓아올린 고푸라가 우뚝 솟아있다.
그 표면엔 3미터 높이로 동서남북 네방향을 굽어보는 관음보살의 사면불상이 조각돼있다.
전체 길이는 무려 23m.
앙코르톰을 건설한 자야바르만 7세가 스스로 관음보살을 자처했다 한다.
나중에 볼 바욘에서도 216개에 달하는 엄청나게 많은 수의 관음보살의 얼굴(즉 스스로의 얼굴)을 장식했다.
압도적이긴 하지만....징하다. 정말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트 할 예정)
관음보살은 그 이름처럼 언제나 세상을 굽어보면서 지상의 온갖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존재이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이름을 부르면 33가지의 화신으로 변해 사람들을 구원했다고 한다.
힌두교가 판쳤던 크메르 왕국에 새로 대승불교를 들여온 자야바르만 7세.
그는 스스로 살아있는 부처라 칭하며 대승불교의 정신에 입각해 빈민들을 많이 도왔다.
빈민들에 대한 사랑도 지극했겠지만, 내가 보기엔 그보다는 스스로에 대한 사랑에도 많이 도취됐던 듯하다.
남문 자세히 보면 굉장히 정교하고 아름답다.
사면 불상 하단 성문옆에
긴코로 연꽃을 움켜진 머리가 3개인 코끼리들이 보이시는지.
네 방향의 관음보살 아래엔 압살라(힌두여신) 형상이 보인다.
다른 힌두사원에는 압살라들은 항상 춤을 추고 있는데 반해
남문의 압살라들은 합장하는 불교적인 모습으로 조성되었다.
이것도 자야바르만 7세의 영향이겠지.
앙코르 다른 유적지에 묘사된 압살라 형상과 비교해보면
정말 이질감이 느껴질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서도 나중에 자세히 포스트할 예정.
이제 남문을 통과해 앙코르톰의 바욘에 가는 길.
남쪽 고푸라를 들어서니, 야생원숭이들 천지다.
저렇게 방목(?)해놓은 원숭이들이 신기해서
소리를 지르니
미스터 키, 알아서 택시를 세워준다.
뭐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여하튼 고맙게 택시에서 내렸다.
이거뭐 원숭이 사파리 하는 기분?ㅋㅋ
앙코르 톰 중에서 이곳에 가장 많은 원숭이들이 서식한다고.
용기를 내어 가까이에서 원숭이와 함께 찍었는데
저렇게 의연한 척 웃고 있지만, 사실 속으론 원숭이가 달려들까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는.ㅎㅎ;
엄마(아빠인가?;;)원숭이와 아기 원숭이도 보인다.
뭐 인간이나 원숭이나 비슷해보이는구나.
요즘 내 처지에 비추어 보건대 ㅋㅋㅋ
저 엄마 원숭이의 늘어진 배는...살인가.
아님 저 아기원숭이의 동생을 밴 것인가.
여하튼 이 원숭이 서식처에서부터 중앙사원의 바욘까지 1.2km는 건축물이 없는 숲이었다.
이곳이 시장을 비롯한 일반 백성들의 생활공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원숭이랑 동거동락했던 크메르 사람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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