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광장에서 카렐교로 가는 길.
카렐교 입구에서는 먼저 성 살바토르 교회(Sv. Salvator, 구세주의 교회)를 만날 수 있다.
교육기관 건물의 복합체이자 예수회의 거점으로서
17세기에 건설된 클레멘티눔(Klementinum) 건물군의 일부가 바로 이 성 살바토르 교회.
살바토르 교회 정면에 세워진 검은동상들이 카렐교를 내려다보고 있는 모습이다.



체코와 독일 드레스덴을 연결하는 블타바 강에는 수많은 다리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다리는 단연 카렐교(Karluv most)라고 할 수 있다.

1342년 카렐교의 모태라 할 수 있는 다리가 홍수로 떠내려가자 1357년 카를 4세는 새로운 다리를 만들 것을 명령한다.
처음에는 '돌다리'란 소박한 이름으로 불리던 이 다리는 1402년 완공과 함께 카를4세의 이름을 따 '카렐교'란 명칭을 얻었고
명실상부한 유럽내 최고의 다리로 거듭났다.

블타바 강을 사이에 두고 구시가와 프라하 성을 연결하는 카렐교는 길이 520m, 폭 9.5m이며
1970년부터 보행자 전용으로 지정해 자동차 진입을 금지했다고 한다.


구시가에서 카렐교로 들어가는 입구, 고딕양식의 '구시가 교탑'이다.
뾰족한 V자형 첨탑이 매력적이다.
페터 파를러(Peter parler)가 14세기 말에 만들었다고 한다. 

중간에 있는 교탑 조각이 보이시는가.
 왼쪽부터 카를 4세, 다리의 수호성인인 성 비투스, 바츨라프 4세의 조각상이다.
 

다리 쪽에서 바라본 구시가교탑.
구시가에서 바라본 교탑의 모습보다는 소박하다.
그런데!
하필 카렐교도 공사중이어서,  다리의 한쪽면만 볼 수 있었다. 엉엉~

  

카렐교가 유명한 이유 중 하나는 카렐 교 위를 장식하고 있는 조각상 때문.
17세기 말부터 20세기까지 조성된 30개의 아름다운 성인조각상이 다리 양쪽에 진열되어 있는데
공사 때문에 한쪽에 있는 성인조각상만 감상할 수밖에 없었다는 거다. 어흑!

 

카렐교에서 본 북쪽의 프라하.
왼쪽 높이 올라서있는 건물들이 프라하 성과 성 비투스 성당의 모습이다.
오른쪽에 있는 다리는 마네수프 다리(Manesuv most).
번잡한 카렐교를 피해 쑹과 내가 자주 이용했던 다리다.


카렐교를 거닐다보면 사방으로 탁 트인 시야와 블타바 강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을 잃게 된다.
날씨만 좀더 좋았더라면...-_-+
오른쪽에 있는 건물들은 클레멘티눔.



카렐교에서 남쪽을 바라본 모습.
왼쪽에 스메타나 박물관, 중간에 국립극장이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다리는 레기 다리(most Legii).

바로 앞에 보이는 건 블타바 둑이다.
블타바 둑은 강에 배가 드나들 수 있도록 19세기에 세워졌다고 한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다리위를 장식하고 있는 바로크 양식의 조각상을 감상할 차례!

'성모 마리아와 성 베르나르두스' 상이다.
천사들과 주사위, 수탉, 백부장의 장갑 같은 열정의 상징들이 이 동상의 일부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이것은 1709년작의 복제품이라고.
다리 위의 동상들은 파손위험 때문에 대부분 복제품으로 대체됐다고 한다.
진품동상은 라피다리움 국립박물관에 소장돼있단다.

 

'17세기 예수 수난 십자가'
나무로 만든 이 십자가는 카렐교의 완공 이후 200년동안 다리의 유일한 장식물이었다고 한다.
한편 십자가를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것은 단순한 장식물이 아니라 히브리 어.
히브리어로 '거룩, 거룩, 거룩한 주여'라는 문구로,
신성모독죄를 범한 한 유대인을 처벌하기 위해 쓰인 것이라 한다.



드디어 나왔다. '성 얀 네포무츠키 상(1683년작)'.
30개의 조각상 중 유독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체코의 수호성자 얀 네포무츠키의 동상이다.

얀 네포무츠키는 1729년에 성인으로 추대됐는데, 얀 후스를 경계하기 위해 예수회 주도로 장려됐다고 한다.
프라하 대교구의 주교대리였던 얀 네포무츠키는 대수도원장 선거에서
 왕의 뜻을 거슬렀던 대주교를 비롯한 몇몇 성직자들과 함께 바츨라프 4세의 명령에 따라 1393년에 체포된 인물.
네포무츠키는 체포뒤 고문을 당하던 중에 죽었는데, 그는 묶여진 채로 이 카렐교 너머로 던져졌다고 한다.



뭣 때문에 이 동상이 이토록 관람객들에게 인기일까? 의아했는데
이유는 유난히 빛나는 저 부조에 있었다.

네포무츠키의 순교장면이 담겨있는 부조가 동상 밑에 자리하고 있는데
다름아닌 여기에 손을 가져다댄 후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다는 것이다.
수세기동안 만지고 간 수많은 사람들의 손길에 닿아 반질반질하게 윤이 나는 네포무츠키 순교부조.
번쩍번쩍 광채! 꼭 금가루를 입혀놓은 것 같다. 나도 소원 하나 빌고 왔다^^

 

이것은 1710년작 '성 루트가르디스 상'이다.
카렐교의 조각들 가운데 예술적으로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는 동상이라고.

마티아스 브라운(Mathias Braun)이 26세때 만들었다고 하는데
예수가 나타나 그의 상처를 만졌다는 '시토 수도회' 장님 수녀의 환영에 근거해서 제작했다고 한다.



이것은 1714년작, '마타의 성요한과 바로프의 성 펠릭스, 성 이반 상'이다.
페르디난트 브로코프(Ferdinand Brokof)가 만든 이 조각상에 보이는 성인들은
이교도들에게 속박되어 있는 기독교 신자들(조각상의 밑부분에 표현됨)을 위해
'삼위일체회(Trinitarian Order)'를 설립한 장본인이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핍박하는 이교도를 터번을 쓴 아랍인으로 묘사한 것이
좀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_-;



이처럼 카렐교 양쪽에 전시돼있는 이 성인조각상들을 쭈욱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다리의 끝에 다다르게 된다.

사실 카렐교가 유명한 것은 성인조각상 뿐 아니라
카렐교위에서 프라하의 예술가들이 내놓은 작품들을 구경할 수 있기 때문인데
마침 카렐교 한쪽이 공사중이어서 이들을 많이 볼 수 없었다 ㅠㅠ
카렐교의 예술가들은 비록 번듯한 가게는 없어도
이들 모두 체코 국가에서 인정하는 자격증을 소지할 만큼 실력은 수준급이라고 하는데... 아쉬웠다.

 

다리를 건너면 말라스트라나(Mala Strana, 소지구)로 들어서게 된다.
그 입구가 바로 말라스트라나 교탑(Malostranske mosteke veze).
말라스트라나 교탑, 즉 소지구 교탑은 앞서 말한 구시가 교탑과 더불어
카렐교 양쪽을 책임지고 있는 탑이다.

구시가 교탑과 같은 모양의 문탑을 세우려했으나 성사되지 못하고
1464년에 이르지 왕의 명에 따라 구시가 문을 본떠 만들어졌다고 한다.
탑에 오르면 맞은편의 구시가가 한눈에 보여서
관광객들이 많이들 올라가는데
그 계단 앞을 지키고 있는 수위병도 만만찮게 인기가 좋았다.
같이 사진찍자고 대기하고, 나처럼 몰래 찍기도 하고^^




이제 말라스트라나 지구에 들어섰다^^

말라스트라나 지구는 프라하 성언덕 기슭에 펼쳐진 성 아랫마을이다.
프라하에서 현대사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지역이라
18세기 말 이후에는 이 지역에 거의 새로운 건물이 지어진 일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웅장한 바로크 궁전들과 흥미를 끄는 고풍스러운 가옥들만 즐비했다.

음....바닥만 봐도 알 수 있었다.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돌바닥.
울퉁불퉁한 돌로 되어있고 돌과 돌 사이의 공간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힐이나 구두를 신고 다닐경우, 절반도 구경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말라스트라나 지구를 거쳐 프라하 성쪽으로 가면
또 엄청난 구경거리들이 눈을 즐겁게 한다.
나같은 인형광은 더더욱 @.@
체코의 아름다운 마리오네트 인형들이 그것이다.

길가 양쪽에 들어선 마리오네트 인형가게들~
가뜩이나 바쁜 일정 때문에 종종 걸음치는 쑹과 나였는데...
내 발길을 계속 잡았던 장본인들이다. 


마리오네트는 머리에 매단 철사와 손발에 붙은 실로 움직임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프라하의 마리오네트는 정말 너무너무 정교했고 또 다양했다.
해리포터 마리오네트도 그 중 하나!



하지만 내가 제일 맘에 들었던 건
마녀 인형^^
난 왜  그로테스크하고 키치적인 것에 유난히 끌리는 건지~ㅋㅋ
저 흉악한(?)마녀들만 보면, 보헤미아의 동화 숲으로 바로 끌려갈 것 같은 환상이 들었다^^


독일어를 강요받은 시대에, 유일하게 체코어가 허용된 장르는 인형극이었다고 한다.
체코의 인형극은 이런 배경으로 활발해졌고, 지금도 인기가 많다.
국립 마리오네트 극장에서는 지금도 절찬리 모차르트의 <돈조반니>오페라를 제재로 한
마리오네트 공연이 열린다.

국립마리오네트 극장은 구시가 광장 근처에 있었는데
아쉽게도, 시간이 없어서 관람은 못했다.
시간이 웬수여~ ㅠㅠ

여하튼, 그렇게 마리오네트 가게에 들어가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다가
재촉하는 쑹에게 끌려나오는 일을 수차례 반복하다보니
우리의 다음목적지 성 미쿨라셰 교회에 겨우겨우 다다를 수 있었다.
우리 쑹이 좋아하는 바로크 성당이다. 개봉박두-두두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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