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미술관 중 하나인 '미술사박물관(Kunsthistorisches Museum)'에 드디어 입성했다!
사실 이 건물은 추정하건데, 마리아 테레지아 광장(Maria-Theresien Platz)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는 쌍둥이 건물 자연사 박물관일 가능성이 높은데(!) 어차피 똑같이 생긴 건물이니, 양해바란다^^;
똑같으니 자연사 박물관을 미술사 박물관으로 착각하고 찍었다는....-_-;;

여하튼 미술사박물관은 1881년에 완성된 신고전주의 건물로, 신왕궁 건설에도 참여한 카를 하제나우어, 독일의 유명 건축가 잼퍼가 건설에 참여했다.
박물관 내에는 합스부르크 가의 방대한 수집품이 소장되어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물론 브뢰헬의 작품! 원래도 좋아했지만, 미술사 박물관에 갔다온 이후로, 진짜 브뢰헬에게 푸욱 빠졌다.
 


지하철 U2호선 Museum Quartier역을 나오면 미술사 박물관 남서쪽 건물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쭈욱 돌아가면 정문이 나온다.

워낙 방대한 작품이 소장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시간을 팍팍 투자하기로 했다.
오후 5시 40분 잘츠부르크로 출발하는 기차를 타기전에, 하루 온시간을 미술사 박물관에서 보내기로 하고
오픈시간인 오전 10시가 되기전에 박물관에 도착했다.


미술사 박물관 3층(우리식으로는 4층) 창문에서 찍은 자연사박물관의 모습이다.
카스파르 폰 춤두슈가 1887년에 완성한 마리아 테레지아 기념상이 가운데에 보인다.
미술사 박물관 앞의 나무들도 기하학적 모양으로 성형수술을 한 모습이다^^;;

미술사 박물관에은 크게 로비, 1층(우리식으로 하면 2층)과 2층(우리식으로 하면 3층)로 나눠져있다.
1층은 조각과 응용미술의 전시장이고 뒤러, 루벤스, 라파엘로, 티티아노, 크리나흐, 홀바인 등 거장의 명화는 2층에 전시되어 있었다.



로비로 들어가니, 휘황찬란함이 도를 넘은 느낌이다. 아니 뭐...이건 궁전보다 더 화려하잖아?
고개를 들어 돔천장을 봐도....이건 참 건물 자체가 사람을 홀리는 기운이 있구나 싶었다.



로비의 바닥모습도 마찬가지였다.
돔천장과 딱 대칭되게 만들어놓은 모양하며, 고급스러움이 느껴진다.
일단 티켓부터 사자...싶어서, 줄서서 10시 8분에 티케팅 완료! 성인 10유로였다.
하지만...이렇게 아침일찍부터 가서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도 제대로 못봤다는 ㅠㅠ 


로비에 들어서면 바로 정면에 보이는 화려한 중앙계단.
파리의 루브르와 마드리드의 프라도와 견주는 '유럽 3대미술관'의 품격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관홀의 천장화는 헝가리의 유명한 화가  문카치의 작품이라고. 


미술관의 컬렉션이 워낙 거대해서, 어디부터 가야하나...쑹과 한참 헤맸다.
처음부터 회화작품을 볼까하다가, 1층부터 차근차근히 고시대미술부터 보자는 마음으로 Egyptian and Near Eastern Collection부터 보기로 했다. 
이곳이 이집트와 근동 콜렉션 입구. 


이집트, 누비아(아프리카 북동부), 동부지중해 연안, 메소포타미아, 아라비아반도에서 출토된 무려 1만2천여 유물들이 전시돼있는 곳이다. 


자기네 나라 물건도 아니면서, 어찌 이런 방대한 물품들을 이곳에 모아둘 수 있었을까.
당시 합스부르크 왕조의 위세를 생각한다면, 정당한 방법으로 가져온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다.


대영박물관에서도 방대한 이집트 유적들을 보고 엄청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집트 카이로박물관에도 가봐서 알지만, 이집트 땅에 남은 유물보다 오히려 대영박물관이나 이곳 미술사박물관의 유적들이 더 가치가 있어보였다는 사실, 이런 아이러니한 일도 있다. 


회화를 좋아하는 나와는 달리, 우리쑹은 이런 고대유물에 관심이 많다.
평소에도 이집트 가보고 싶다고 졸라대는 우리쑹이 이곳에서 그 바람을 어느정도 충족시켰기를...(한번 갔다온 이집트를 내가 또 갈 순 없잖아?^^ 쑹 혼자 보내는 것 더더욱 싫고! ㅋㅋㅋ)


다음전시는 Collection of Greek and Roman Antiquities.
그리스 키프로스섬에서 출토된 유물을 비롯해, 미케네문명의 예술작품들, 헬레니즘 미술, 로마미술까지 2500개의 유물이 전시돼 있었다.


내가 이 그리스 로마 콜렉션에서 관심있게 본 작품은 이 작품이다.
Amazonensarkophag라고 하는데...독일어라서 해석이...-_-+ 아마도 아마존에서의 전투를 묘사한 작품인 듯했다.


그리스 로마 콜렉션을 보고 난뒤
사사삭 복도를 가로질러 이번엔 미술사박물관의 특별기획전을 보기로 했다.
원래는 소장품을 다 보고, 기획전을 보는 것이 애초계획이었으나....
1층(우리식으로는 2층)을 다 정복(?)한 후에 2층으로 가자는 생각에서였다. 


로비를 사이에 두고 이집트, 근동콜렉션 바로 반대편에 기획전이 열리고 있었다. 저기 정면에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특별기획전 입구.
부르고뉴 공국의 마지막 공작으로 일컬어지는 '용담공 샤를(Charles the Bold)'에 대한 전시였다. 지난 9월 15일부터 시작해 내년 1월 10일까지 열린다고. 제목은 Splendour and Fall of the last Duke of Burgundy.



용담공 샤를(1433~1477)은 루이 11세 치하의 프랑스에서 부르고뉴를 독립시키고 가능하다면 왕국으로까지 발전시키려는 야망을 가진 인물이었다.
잉글랜드와 함께 동맹을 맺어 승승장구했으나 결국 1477년 1월5일 프랑스 로렌주 낭시외곽에서 벌어진 전투에서 44세의 나이로 전사하고 만다.
그가 죽자 외동딸 마리가 부르고뉴의 공작위를 갖게 되었으나 합스부르크 가문의 막시밀리언 1세와 결혼하게 되면서 부르고뉴 공작위는 프랑스 왕가로 돌아오게 되었다고 한다. 용담공 샤를이 지하에서 통곡하지 않았을까.

재밌는게 부르고뉴는 프랑스 영토로 귀속되긴 했으나 네덜란드와 같은 합스부르크 왕가의 다른 영지처럼 부르고뉴 역시 합스부르크 왕가로부터 실질적인 지배를 받았다고 한다. 마리와 결혼한 막시밀리언 1세의 섭정으로! 대단한 합스부르크 왕족이다. 그래서 오스트리아에서 이런 특별전시를 마련한건가?^^;



여하튼 용담공 샤를의 전리품들이 전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데, 역시 전장에서 대부분의 인생을 보낸 이답게 갑옷이 눈에 띄었다.
발 앞부분에 박혀있는 무시무시한 철심을 주목하라!

싸우면서 발로 상대방을 막 차면, 거꾸러질 터....
우리 쑹이 몸소 시범을 보여주고 있다. ㅋㅋㅋ 무서워라....싸움의 기술.
 

역시 난, 이미지를 좋아하는지... 그 와중에서도 태피스트리에 확 꽂혔다.
제목이 Casarenteppich이라는데... 당최 뜻이 뭔지...?(영어서비스 좀 해달라구!!)
1450-1470쯤 제작한 작품이라는데, Burgundische Niederlande지역에서 나온 유물이라고. 용담공 샤를의 영광을 묘사한 태피스트리인 것 같았다. 현재 스위스 베른 역사박물관에서 보관중이라는데, 이번 전시를 위해 잠시 미술사박물관이 빌려온 듯.


기획전을 다 본뒤, 드디어 한층 더 올라갈 수 있게 됐다!
미술사박물관의 하이라이트! 회화작품들을 볼 수 있다는 것~ 아주 신났다!


3층(우리식으로는 2층)에도 좌우로 전시관이 나눠져있는데
가운데 특별전시홀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오른쪽이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회화작품이었고,
왼쪽은 네덜란드, 플랑드르, 독일 회화가 전시돼있었다.


물론 자그마한 기념품가게도 있다.
아, 참. 계단을 올라갈때 고개를 살짝 들어보자.
천장가까이(아치와 천장 사이 모서리 부분 등...)에는 클림트의 그림이 그려져있기 때문이다. 여백의 미란 없다!ㅋㅋ 자투리 공간에도 예술이 빛나고 있다.


회화전시관의 모습은 이런 모습이다. 미로와 같은 구조이니... 방번호를 잘 살펴가면서 관람해야 한다.
워낙 컬렉션이 방대하니, 발이 아플수도 있을터. 그땐 이렇게 중간에 자리잡은 쇼파에 잠깐 앉아 휴식을 취해도 된다.


아, 이렇게 큰 작품은 가까이에서 보는 것보다 멀리...앉아서 보는 것이 전체적으로 조망하기에도 좋다. 의자는 다용도인 것이다.
사실 지금 쑹이 보고 있는 작품은 중간크기라고 할 수 있다. 어마어마하게 큰 작품이 많아서... 보는 각도 조절에 애먹었다. 조명때문에 그림안에서 빛이 반사됐기 때문이다. 제대로 감상하려면 여러 각도에서 봐줘야 했다.


무엇보다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다. 우리나라에선 도우미가 감시자같아서 그 빛나는 눈빛(!)때문에 편히 감상하기 어려운데
이곳에선 이렇게 자신의 이젤과 캔버스를 가져다놓고 명화들을 모사할 수도 있고...우리나라는 이런 허튼짓(?) 허용안되지 않나?-_-;;


이탈리아의 화가 카라바조의 그림도 실제로 봤다. 아, 카라바조의 명암법!
왼쪽에 유명한 그림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 보인다.
 

제목이 기억이 안나는데...괴로워하는 사탄의 표정이 리얼해서 찍어왔다.
사실 대형 작품의 부분도(detail)이다. 그림의 한가운데에는 신의 영광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게 싫어서 오른쪽 구석에 쭈그려앉아 절규하는 사탄.
어디서 많이 본듯하지 않은가^^


뭉크의 절규, 뭉크가 절규를 그리기 전 영감을 받았다는 페루의 미라,
'나홀로 집에'맥컬린 컬킨, 스크림의 살인자!
절규하는 모습은 다들 비슷하구나~ㅎㅎㅎ


그리고 그 유명한, 벨라스케스의 '마르가리타 테레사 왕녀(1651. 8. 12~1673 3.12)연작'이 나왔다!

Margaret Theresa of Spain(margarita Thresa de Espana)
신성로마제국의 마르가레테 테레지아 황후(margarete Theresia von Spanien).

스페인-합스부르크가의 마르가리타 테레사 공주는 스페인-합스부르크의 펠리페 4세와 그의 조카이자 두번째 부인인 오스트리아-합스부르크의 마리아나의 딸이었다.
그녀는 어머니 마리아나의 동생(그러니까 외삼촌!)이자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인 레오폴트 1세와 결혼해 22세의 젊은 나이에 아이를 낳다 세상을 떠났다.

그녀의 성장모습은 벨라스케스의 그림으로 고스란히 남았다. 바로크 시대 특유의 과장된 드레스를 무겁게 걸친 마르가리타의 모습을 보라! 

왼쪽은 붉은 옷의 왕녀 마르가리타 테레사의 초상(1654년. 3세), 가운데는 분홍옷을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왕녀(1660년, 15세때), 오른쪽은 푸른옷의 왕녀 마르가리타 테라사(1658년, 7세).

사실 가운데 그림은 스페인 프라도미술관에 소장돼있는 그림인데...대신 원래 있어야 할 '흰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테레사 왕녀' 그림은 보이지 않았다. 스페인 프라도미술관과 잠시 맞바꿔 전시하는 중인가? 쩝...


벨라스케스 자신도 마르가리타 왕녀가 어여쁘게 커가는 모습을 그리며, 남다른 애착을 가졌을 것이다. 그의 다른 작품안에서도 배경으로 마르가리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림 오른쪽 위쪽에 커다란 드레스를 입은 마르가리타 왕녀와 그 앞에서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벨라스케스 자신의 모습을 주목하시라.


마르가리카 테레사 왕녀의 이복언니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일명 '스페인의 마리아 테레사'. 후에 프랑스의 마리 테레즈 왕비로 불리게 되는 인물이다. 이 역시 벨라스케스의 작품이라고.


마르가리타 왕녀의 아버지 펠리페 4세의 초상화도 있다. 이 작품은 아마도 벨라스케스의 문하생들이 그린 듯??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회화까지 보니 너무나 지쳤다. 머리가 띵했다.
이제야말로 휴식을 취할 차례.

사실 미술사박물관엔 유명한 카페가 있다. 돔홀에 있는 카페에 일단 착석!


이곳이 왜 유명하냐면, 황실에 납품했던 전통있는 게르스트너(Gerstner)의 케이크와 커피를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빈의 유명한 케이크 '자허 토르테(Sacher Torte)'를 맛보고 싶었으나, 쑹의 의견을 존중해 치즈케이크로 ;;


그리고...비엔나에 왔으니 비엔나 커피를!
우리가 흔히 비엔나커피라고 일컫는 '멜랑주(Melange)'를 마셨다.


우리쑹은 한국에서의 취향 그대로, 치즈케이크와 홍차 고수! -_-+


미술사박물관의 카페는 현관 로비의 바로 위에 있다. 간단한 식사도 가능하다.
명화 감상을 하면서 느꼈던 격렬한 감동에서 잠시 벗어나 아름다운 카페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도 미술사박물관의 장점이다.


창가자리보다는 둥근 천장 아래에 앉는 것이 좋다. 식탁의 모양, 검은색 대리석 기둥, 아치형의 위쪽 벽, 천장 등의 장식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갤러리로 고고씽~
이번엔 네덜란드, 플랑드르, 독일회화들을 볼 차례다.
다음은 인상깊게 본 몇몇작품들^^


뤼카스 반 발큰보흐(Lucas van Valckenborch, 벨기에, 1530-1597)의 Winterlandscape(January or Fabruary)

내가 쏙 반한 그림이다. 실제로 보면 정말 환상적이다!
겨울,하면 삭막함부터 떠올렸던 나인데... 겨울의 풍경이 이렇게 서정적이고 아름다울 수 있음을 마음 깊숙히 깨달을 수 있었다.
또 시린 겨울과 맞지 않게 그림을 보다보면 마음이 참 따뜻해진다.

발큰보흐는 네덜란드의 풍경과 풍경양식의 그림을 주로 그린 화가였다고 하는데, 개신교도였던 그는 1560년에서 1565년까지, 박해를 피해 벨기에 북부 앤트워프(Antwerp)에 있는 멀린협회(Malines Guild)에서도 활동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가 1593년에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에 정착하기 전까지는, 머사이어스(Matthias) 대공(옛 오스트리아의 왕자)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고. 그의 작품 중에선 계절 연작이 유명한데, 바로 위의 작품이 그 계절 연작 중 '겨울'이다.



알브레히트 뒤러(Albrecht Durer)의 Allegorie. 1507년작.
뒤러의 판화작품만을 편식했던 나. 그는 이런 적나라한 그림도 그려냈던 화가였다.
돈만 탐하면, 추해진다는 건가. 노파의 웃음에도 왠지모를 어둠이 서려있다.



독일의 화가 그륀(Grien, 한스 발둥 Hans Baldung으로도 일컬어짐)의 the three phases of life and death. 1509~10년작.
진중권의 <춤추는 죽음>을 읽으면서 접했던 그 주제다.
소녀는 자신의 젊음에 취해있지만, 어느덧 다가온 죽음은 모래시계를 내밀며 "그 젊음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다름아닌, 그 유명한 '죽음과 소녀'모티브인 것이다. 슈베르트의 작품에도 '죽음과 소녀'라는 곡이 있듯이 말이다.




앤터니스 반 다이크(Anthonis van Dyck)의 Christ on the Cross.
이건 순전히, 내 개인적인 종교를 이유로 고른 작품이다.
근데 궁금한 건, 이 작품은 원래 벨기에 앤트워프에 있는 것으로 아는데...왜 이곳에?
이렇게 작품을 가끔씩 바꾸기도 하는 모양이다. -_-;
 


오오오 육감적인 루벤스가 나왔다.
페터 파울 루벤스(Sir Peter Paul Rubens)의 안젤리카와 은자(Angelica and the hermit), 1625~1628년작.

이 작품 꽤나 오묘한데, 아리오스토의 <광란의 오를란도>에 나오는 한 장면을 그린 것이라고 한다. '광란의 오를란도'는 여주인공 안젤리카의 모험을 다룬 르네상스기의 작품이다.
안젤리카는 모험 도중에 그녀는 한 은자를 만나게 되고, 그와 함께라면 안전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은자는 안젤리카를 잠들게 한후, 그녀에게다가가 막 이불을 걷고 겁탈하려고 시도한다(물론, 결국엔 실패하지만) 
바로 이 순간을 그린 것이 루벤스의 바로 저 작품이다. 자극적인 설정!!

준 포르노그라피같다. 쩝....그림의 오른쪽에 악마를 그려넣어서 도덕적인 훈계를 위한 작품으로 살짝 둔갑시켜놓긴 하지만,
루벤스! 이거 왜 그린 거야? 그냥 솔직해지면 좋으련만!


드디어, 내가 좋아하는 렘브란트의 자화상이 나왔다!
미술사박물관에는 렘브란트가 그린 세폭의 자화상이 나란히 붙어있었다. 내가 그중 좋아하는 건 왼쪽에 있는 커다란 자화상(1652년작)


이 세 작품은 주로 1652년에서 1652년 사이에 그려진 작품들이다. 사십대 후반에 접어든 렘브란트의 모습인 셈이다.
그는 이때쯤 여자와 돈을 둘러싼 추문에 휘말려 파산상태였다. 아내가 죽은 뒤 집에 들인 아들의 유모 덕스와 하녀 헨드리케와 삼각관계에 휘말린 것이다.
렘브란트의 모습속에 세파에 지치고 욕망때문에 후회하는 그의 심정을 읽을 수 있겠는가.


얀 페르메이르(Jan Vermeer van Delft)의 '화가의 작업실 The Art of Painting(The Artist's Studio)'도 볼 수 있었다. 1665-67작.
회화의 우의(Allegory of Painting)란 제목으로 알려지기도 한 작품이다. 
특이하게 작업중인 자신의 뒷모습을 그려냈다. 전문용어로 '자기성 지각현상(autoscopic phenomena)' 중 자기 몸에서 빠져나와 3차원 공간 속에서 자기 몸을 보는 체험(OBE: out-of-body experience)인 듯. ㅎㅎ 미학공부하다가 알아낸 사실이다^^
페르메이르는 한국에서는 베르메르라고 소개됐는데, 외국어 표기법상 '페르메이르'라고 하는게 맞는 것 같다.


드디어 마지막 코너~ 특별전시홀에서 열리고 있는 기획전 '...Sensual female Flemish-Rubens' and his Circle's Images of Women'을 봤다. 중간에 있는 여성누드가 그려져있는 입구가 기획전이 열리는 곳이다^^;
지난 8월 6일부터 시작해 올해 12월 13일까지 열리는 전시다. 이때부터 우리쑹은 그림보기에 지쳐서 벤치에 앉아있고, 나만 이 기획전을 보는 사태가 벌어졌다.

나도 무지막지한 이미지의 홍수속에서 꽤나 허우적거리고 있었기때문에, 감동에도 내성(?)이 생기는건지 아님 내가 정말 루벤스 류의 육덕진 여성들이 주로 나오는 누드판 그림을 싫어해서인지... 별 감흥이 없었다.

그나마 18세기 박물관이 뜨기전 잠깐 성행한 쿤스트카머(Kunstkammer)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었던건, 좀 흥미로웠다. 쿤스트카머는 이상하고 특별한 사물들, 그러니까 원래의 형태보다 아주 크거나 작은 것, 이국적인 것, 생소한 것, 기괴한 것, 드문 것, 그리고 아름답거나 우수한 것 등을 제후들이 적극적으로 수집해 모아놓은 곳을 말한다.
여하튼 이 기획전 가운데에 안어울리게시리(?) Treasures from the Kunstkammer가 조그마하게 전시돼있었는데, 그것만 눈에 쏙 들어온 거다. 전시기획자한테는 미안한 일이다.


이제 다 봤는가! 아니다. 한층 더 있었다. 가이드북에는 그 위층에 대한 안내는 없었는데, 혹시 몰라서 탐험(?)해보기로 했다.
힘이 쭈욱 빠진 쑹을 억지로 끌고 한층 더 올라가는 길. 아아아-3층에서 보는 미술관은 또 다르게 아름답게 보인다. 저 화려한 장식하며...


3층에서 2층 바라보기. 왼쪽에는 기념품가게, 오른쪽은 까페.
바닥문양도 예술적이다.


3층의 복도길이다. 예상대로 별거 없었다. 학예연구사들의 사무실 등이 이번층에 있는 듯했다. 볼만했던 건 복도옆에 쭈욱 나열된 벽화들.  


왜 이 벽화들은 관람객들에게 소개가 잘 안되는 것일까. 3층에 꽁꽁 숨겨두고...
유리로 보호된 벽화들은 달리 설명도 없었다.


이제 감상 끝!
미술사박물관은 나처럼 무식하게(!) 하루에 볼만한 곳은 아닌 것 같았다.
빈에서 살거나 유학중이라면, 진가를 알기 위해선 몇번에 걸쳐서 조금조금씩 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림 감상은 무슨 과제 해치우듯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림과 친구가 되려면 좀더 자주, 좀더 길게 대화를 해야하기에...
근데 이곳은 무료가 아니어서 자주 오기에 경제적으로 부담스러우려나? 영국에서는 갤러리가 웬만해선 무료여서 부담없이 자주 가서 조금씩 구경할 수 있었는데...-_-+

미술사 박물관의 홈페이지는 http://www.khm.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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